뉴욕 중앙일보] 발행 2020/04/30 미주판 8면
김현영 / 산칼로스국립대 초빙교수·전 펜주 수의연구관
지난 4월 5일 뉴욕시 브롱스 동물원의 ‘나디아’라고 불리는 네 살 된 암놈 호랑이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마른기침 등 호흡기 이상을 보여 동물원 수의사팀은 전신마취를 시키며 X-ray를 찍고, 혈액검사도 하였다. 호흡기관에서 채취한 시료를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과 미 농림부 산하 국립 수의과학연구소에 보내어 시험한 결과 코로나19 병원체를 검출하였다.
호랑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세계적으로 최초이며 역사적 사건이다. 세계의 인구 이동이 많은 국제적 중심 도시이며 인구밀도도 아주 높은 그리고 현재 사람의 코로나19 확진 숫자와 사망 숫자가 제일 많은 곳 뉴욕에서 감염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브롱스 동물원은 크기가 265에이커의 산림으로 이루어져 미국에서 가장 큰 동물원이다. 동물원이라기보다는 동물들의 자연적 서식처이다. 교육, 과학 및 보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브롱스 동물원은 필자에게 특별한 기억이 남아있다.
20여 년 전펜주 수의과학연구소에서 연구하고 있을 때인 1999년 8월 그곳 동물원의 귀한 새들이 신경계통 증상을 보이며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브롱스 동물원 주위에서 사람과 말 그리고 까마귀 종류 새들이 신경계통 증상을 보이며 죽어가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 그 병은 웨스트나일 바이러스(West Nile Virus) 병으로서 미국에서는 처음 발생한 인수공통 전염병이었다. 그 후 미국 전역에 빠르게 퍼졌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에 물려 일어나는 병으로서 원래 아프리카 웨스트 나일 강변에서 시작되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모기가 있는 여름에는 미전역에서 계절적으로 발병하고 있다. 지난 1999~2018년 동안 사람의 감염자가 5만727명, 사망자가 2330명으로 보고 되었다.
나는 그때 연구소의 ‘면역조직화학연구실(Immunohistochemistry laboratory)’ 책임자로 있을 때라 까마귀 등 조류를 부검하고 채취한 조직을 특별 염색하여 현미경을 통한 병리학적 진단을 책임 지고 있었다. 그 당시 상황을 보면 뉴욕시 보건당국은 죽은 사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못 내리고 있을 때브롱스 동물원에서는 수의 병리학자의 노력으로 미국 국방성, 농림성, CDC 등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병을 진단하였다. 그 결과로 뉴욕시 보건당국은 사람의 사망원인이 동물원에서 죽은 조류의 병원성과 동일한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임을 알게 되었다. 21세기에 들어와 환경 파괴가 더욱 심해 사람·동물·자연 생태계의 공생관계가 나빠져 신종 인수공통 감염병이 많아지고 있다. 브롱스 동물원은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사건 이후 지난 20년 동안 이상적으로 인수공통 감염 발병에 대한 역학적 모니터링을 하여 왔다.
그간 동물원에서 수집한 혈액을 저장한 혈청은행, 세포조직 은행 및 의료 기록 보관 시스템 등 많은 정보가 동물과 사람 공중보건의 크게 공헌하고 있다. 현재 호랑이가 동물원에서 코로나19가 어떻게 감염되었는지 확실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많은 역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 과학적 연구 결과는 앞으로 지구 상에서 일어나는 코로나19 예방에 그리고 동물원 또는 야생 동물들의 전염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감시초소로서 크게 기여할 것이다.
뉴욕 동물원은 작은 생태계로서 여러종의 많은 동물들을가장 잘 보호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의 공간으로 보호 되기를 바란다(창1:28).